[선우혜성] 넘어가게 된다는 건
2024.10.25
손끝으로 하여금 책상 위를 두드린다.톡톡톡.손톱은 불규칙적으로 책상 표면을 마주한다. 역시 지금 하는 것들은 아무 의미가 없어.그는 중얼거린다.가라앉은 낯의 표면에는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을 뿐이다.그는 그저 무감한 얼굴을 하고 있다.그 어떤 것도 선 안에 들이지 않을 듯한 태도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그 세상을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그것은 잡는 것이 나을까?그것은 현재의 그로썬 알 수 없는 질문이다. 답안을 내릴 수 있는 건 모든 걸 자각한 이후의 그였을 뿐. 이전까지는 늘 그렇듯 무심한 낯으로 살아간다.동요 없이 세상을 마주한다.꿀꺽이는 소리와 함께 목울대를 타고 내려가는 것은 무엇인지.평소와 같은 얼굴로 손에 쥔 캔을 찌그러트리면서도, 아이러니하게도 혀끝에 남은 액체의 단 ..
[선우혜성] 넘어가게 된다는 건
2024.10.25
손끝으로 하여금 책상 위를 두드린다.톡톡톡.손톱은 불규칙적으로 책상 표면을 마주한다. 역시 지금 하는 것들은 아무 의미가 없어.그는 중얼거린다.가라앉은 낯의 표면에는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을 뿐이다.그는 그저 무감한 얼굴을 하고 있다.그 어떤 것도 선 안에 들이지 않을 듯한 태도로, 세상을 바라보고 있다. 하지만, 그 세상을 벗어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그것은 잡는 것이 나을까?그것은 현재의 그로썬 알 수 없는 질문이다. 답안을 내릴 수 있는 건 모든 걸 자각한 이후의 그였을 뿐. 이전까지는 늘 그렇듯 무심한 낯으로 살아간다.동요 없이 세상을 마주한다.꿀꺽이는 소리와 함께 목울대를 타고 내려가는 것은 무엇인지.평소와 같은 얼굴로 손에 쥔 캔을 찌그러트리면서도, 아이러니하게도 혀끝에 남은 액체의 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