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트라히카] 소원의 기원
2024.08.29
숨 막히도록 영원한 비통 속에 침묵이 어린다. 원망 섞인 목소리도 더 이상 그 무엇을 담아내지 못한다. 사랑의 반댓말은 무관심이라고, 이 이상 증오조차 하지 않게 된 어린 양에게 신은 답을 고하고. 가로되, 그곳을 벗어나라. 그 계시에 그녀는 기꺼이 광신도가 되기로 결심한다. 맹목이란 이름의 외면은 켜켜이 쌓여가고. 삶의 미련이 기어코 사라지기 시작할 적에. 아아, 그래. 믿음에는 끝도 없구나. 읊조리고. 그 기도가 무엇인지, 스스로조차 알 수 없게 된 시점에. 그녀는 깨닫는다. 도저히 무얼 신앙으로 삼아야 할지, 방황하던 발걸음의 종착지를 결정짓는다. 그래, 내 인생이 언제부터 행복했냐고. 중얼거린 혼잣말은 체념을 담고 있는 건지, 불행을 닮고 있는 건지 알 수 없어서. 그녀는 생의 끝을 보기로 결심하..
[이글트라히카] 소원의 기원
2024.08.29
숨 막히도록 영원한 비통 속에 침묵이 어린다. 원망 섞인 목소리도 더 이상 그 무엇을 담아내지 못한다. 사랑의 반댓말은 무관심이라고, 이 이상 증오조차 하지 않게 된 어린 양에게 신은 답을 고하고. 가로되, 그곳을 벗어나라. 그 계시에 그녀는 기꺼이 광신도가 되기로 결심한다. 맹목이란 이름의 외면은 켜켜이 쌓여가고. 삶의 미련이 기어코 사라지기 시작할 적에. 아아, 그래. 믿음에는 끝도 없구나. 읊조리고. 그 기도가 무엇인지, 스스로조차 알 수 없게 된 시점에. 그녀는 깨닫는다. 도저히 무얼 신앙으로 삼아야 할지, 방황하던 발걸음의 종착지를 결정짓는다. 그래, 내 인생이 언제부터 행복했냐고. 중얼거린 혼잣말은 체념을 담고 있는 건지, 불행을 닮고 있는 건지 알 수 없어서. 그녀는 생의 끝을 보기로 결심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