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로엘(+피커워커미쉘)] 어른 하나, 아이 셋, 그리고.
[잭로엘(+피커워커미쉘)] 어른 하나, 아이 셋, 그리고.
2024.08.31
[잭로엘(+피커워커미쉘)] 어른 하나, 아이 셋, 그리고.
2024.08.31
곱게 휘어지는 갈색 눈동자에 세상이 담겼다. 그 누구보다도 소중한 아이들을 위해 보내는 미소. 그것은 그녀의 세계가 어떤지 제 3자가 상상하게 만드는 요소였다. 살아오며 호의보다 악의를 더 먼저 접한 아이들은 배척이 아닌 감정을 낯설어 했다. 하지만 긍정받지 못한 아이들도 한때 평범한 삶을 누렸던 적이 있었던 터라, 그녀의 애정이 진심임을 금세 받아들였다. 그렇듯, 그녀의 사랑은 무한하고, 그들의 관계는 영원하니. ... 그녀의 세계를 공유받고 있는 사내는 중얼거렸다. 내가 그래서 너를 안 좋아할 수 없어. 너는, ... 그 끝내의 말은 입 밖으로 튀어나오진 않았다. 하지만 사내가 건물의 그림자에서 그들이 있는 공간으로 가고 있는 것만 봐도 그 결과는 알 수 있었다. 사내는 어둠에 있지 않았다. 그들이 ..
[잭로엘(+피커워커미쉘)] 어른 하나, 아이 셋, 그리고.
2024.08.31
곱게 휘어지는 갈색 눈동자에 세상이 담겼다. 그 누구보다도 소중한 아이들을 위해 보내는 미소. 그것은 그녀의 세계가 어떤지 제 3자가 상상하게 만드는 요소였다. 살아오며 호의보다 악의를 더 먼저 접한 아이들은 배척이 아닌 감정을 낯설어 했다. 하지만 긍정받지 못한 아이들도 한때 평범한 삶을 누렸던 적이 있었던 터라, 그녀의 애정이 진심임을 금세 받아들였다. 그렇듯, 그녀의 사랑은 무한하고, 그들의 관계는 영원하니. ... 그녀의 세계를 공유받고 있는 사내는 중얼거렸다. 내가 그래서 너를 안 좋아할 수 없어. 너는, ... 그 끝내의 말은 입 밖으로 튀어나오진 않았다. 하지만 사내가 건물의 그림자에서 그들이 있는 공간으로 가고 있는 것만 봐도 그 결과는 알 수 있었다. 사내는 어둠에 있지 않았다. 그들이 ..
[이글트라히카] 소원의 기원
[이글트라히카] 소원의 기원
2024.08.29
[이글트라히카] 소원의 기원
2024.08.29
숨 막히도록 영원한 비통 속에 침묵이 어린다. 원망 섞인 목소리도 더 이상 그 무엇을 담아내지 못한다. 사랑의 반댓말은 무관심이라고, 이 이상 증오조차 하지 않게 된 어린 양에게 신은 답을 고하고. 가로되, 그곳을 벗어나라. 그 계시에 그녀는 기꺼이 광신도가 되기로 결심한다. 맹목이란 이름의 외면은 켜켜이 쌓여가고. 삶의 미련이 기어코 사라지기 시작할 적에. 아아, 그래. 믿음에는 끝도 없구나. 읊조리고. 그 기도가 무엇인지, 스스로조차 알 수 없게 된 시점에. 그녀는 깨닫는다. 도저히 무얼 신앙으로 삼아야 할지, 방황하던 발걸음의 종착지를 결정짓는다. 그래, 내 인생이 언제부터 행복했냐고. 중얼거린 혼잣말은 체념을 담고 있는 건지, 불행을 닮고 있는 건지 알 수 없어서. 그녀는 생의 끝을 보기로 결심하..
[이글트라히카] 소원의 기원
2024.08.29
숨 막히도록 영원한 비통 속에 침묵이 어린다. 원망 섞인 목소리도 더 이상 그 무엇을 담아내지 못한다. 사랑의 반댓말은 무관심이라고, 이 이상 증오조차 하지 않게 된 어린 양에게 신은 답을 고하고. 가로되, 그곳을 벗어나라. 그 계시에 그녀는 기꺼이 광신도가 되기로 결심한다. 맹목이란 이름의 외면은 켜켜이 쌓여가고. 삶의 미련이 기어코 사라지기 시작할 적에. 아아, 그래. 믿음에는 끝도 없구나. 읊조리고. 그 기도가 무엇인지, 스스로조차 알 수 없게 된 시점에. 그녀는 깨닫는다. 도저히 무얼 신앙으로 삼아야 할지, 방황하던 발걸음의 종착지를 결정짓는다. 그래, 내 인생이 언제부터 행복했냐고. 중얼거린 혼잣말은 체념을 담고 있는 건지, 불행을 닮고 있는 건지 알 수 없어서. 그녀는 생의 끝을 보기로 결심하..
[리셔레샤] 순백의 증명
[리셔레샤] 순백의 증명
2024.08.28
[리셔레샤] 순백의 증명
2024.08.28
그녀는 그저 있을 뿐이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고요하게 허공을 바라보며 있을 뿐이었다. 시곗바늘이 똑딱이는 초침 소리를 내고, 정각을 알리는 뻐꾸기가 울어대도. 미동도 없이. 그렇게. 눈꺼풀을 깜빡이며, 온세상에서 유리된 것처럼 조용히 있을 뿐이었다. 저 멀리서 들려오는 유리 깨지는 소리도, 소란스러운 웅성거림들도 그녀에게 있어서는 별 것 아니었을 뿐. 숨 막히도록 어두운 실험실에 있는 그녀의 세상 역시도 별 것 아니게 돌아가고 있어서. 그녀는 그저 있을 뿐이었다.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그 무엇도 없다고 말하는 상황 속에서 포기 대신 순응을 택한 채 있을 뿐이었다. 그녀는 실험실 안의 쥐가 찍찍대며 온몸을 비트는 것을 보았다. 이윽고 숨을 쉬지 않는 실험체를 연구원들은 폐기 처분했다. 실험체는 금세..
[리셔레샤] 순백의 증명
2024.08.28
그녀는 그저 있을 뿐이었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고요하게 허공을 바라보며 있을 뿐이었다. 시곗바늘이 똑딱이는 초침 소리를 내고, 정각을 알리는 뻐꾸기가 울어대도. 미동도 없이. 그렇게. 눈꺼풀을 깜빡이며, 온세상에서 유리된 것처럼 조용히 있을 뿐이었다. 저 멀리서 들려오는 유리 깨지는 소리도, 소란스러운 웅성거림들도 그녀에게 있어서는 별 것 아니었을 뿐. 숨 막히도록 어두운 실험실에 있는 그녀의 세상 역시도 별 것 아니게 돌아가고 있어서. 그녀는 그저 있을 뿐이었다.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그 무엇도 없다고 말하는 상황 속에서 포기 대신 순응을 택한 채 있을 뿐이었다. 그녀는 실험실 안의 쥐가 찍찍대며 온몸을 비트는 것을 보았다. 이윽고 숨을 쉬지 않는 실험체를 연구원들은 폐기 처분했다. 실험체는 금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