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트라히카] 창백한 말
2024. 10. 6. 14:54
빛을 받은 유리잔이 불투명하게 세상을 비춘다. 아이트라 위스는 유리로 투과된 세상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어쩌면, 하고. 입술 사이로 새어나오는 숨은 유독 달디 달다. 차마 내뱉지 못한 말들이 무얼 의미하는지 스스로조차 모른 채로 그녀는 발판 위에 올라선다. 낡은 나뭇바닥이 삐걱이는 소리는 여전하다. 무언가를 밟고 올라선 그녀는 그녀의 발 아래에 무엇이 있었는지 아직도 모른다. 그래서 흘러갈 수 있다. 유연한 고무가 부러지지 않고 늘어나듯, 그녀 역시도 삶의 팽창을 느끼는 것뿐이다. 그러니.
그대여, 슬퍼하지 말라.
나는 그대가 지닌 감정의 이름을 모른다.
그것이 무엇이든, 나는 그대의 뜻을 따르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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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눈을 감았다.
참으로 눈물 겨운 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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